예전에 괴산에 여행을 갔을 때의 일입니다. 그때 마침 괴산에 고추 축제가 있기도 했지요. 괴산으로 갈때는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풋풋한 가을이어서 그런지 버스를 타고 가면서 들판과 산과 하천 등을 바라볼 때에 가을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괴산은 고추가 많이 생산되고 있으며, 이지역의 특산물로 유명하지요. 고추가 특산물이 된 배경에는 지리적 특징도 가지고 있습니다.
충청북도 괴산군은 소백산과 속리산이 만나는 자락의 산간 분지 지형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기후는 일교차가 크고, 안개와 습도관리가 적절한 내륙성 기후로 인하여 고추의 색이 선명한 진홍색을 띄며, 고추의 맛을 결정하는 캡사이신과 당도 형성에 좋기 때문입니다.
또한 토양은 양토비중이 높아서 배수성과 통기성이 좋으며, 보비력도 좋아 우수한 품질의 고추를 생산할 수 있는것입니다. 괴산 고추의 브랜드는 ‘괴산 청결고추’입니다.
버스 터미널에서 괴산군청 인근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동진천안에서 놀고 있는 가족들을 보았고, 청명한 하늘 아래에 설치된 행사장이 한눈에 보였습니다.
괴산 문화센터 인근으로 걸어가자마자, 마당쇠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행사를 독려하고 있었습니다. ‘어서 와! 괴산은 처음이지?’
그리고 괴산을 흐르는 동진천의 다리위에서는 부모들과 아이들이 분주히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물총 놀이’였습니다.
본격적으로 물총 놀이가 시작되자, 아이들은 물총을 쏠 때마다 도망치고, 쏘고, 웃으면서 한동안 브루스추듯 난장판이 되었습니다. 또한 같이 참가를 한 부모들도 아이들과 함께 동심(童心)에 젖어서, 신나는 물총 놀이를 즐겼습니다.
그런데 아침을 안 먹고 와서인지 배가 고파서, 음식을 파는 매점에 들어가 보니 역시나 고추튀김을 팔고 있었습니다. 눈물 나도록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고추를 보려고 온것이 아닌, 먹으려고 온 것 같았습니다.
또한 더운 날씨여서 그런지 아이스크림을 파는 보따리꾼도 볼 수 있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희뿌연 연기를 내뱉으면서 시원한 아이스크림이 나왔습니다.
문화센터 앞 광장에는 준비된 무대와 잔디밭에서 다채로운 이벤트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벤트를 하시는 분들도 열정적으로 하셔서 관람객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또한 소방서에서는 안전한 행사를 위해서 관람객에게 안전 교육도 하여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첫 번째 하이라이트 고추반지를 찾아라
괴산 문화센터 광장의 중앙에는 사각형의 넓은 돗자리에 고추가 널려 있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마당쇠가 덧신을 신고서 고추가 널려 있는 중앙으로 들어가자 여러 행사 관계자들도 함께 들어갔는데, 괴산 군수께서 오신 걸 보니 괴산 고추축제의 메인 인벤트 중 하나라는 걸 짐작케 했습니다.
이벤트는 매우 간단했습니다. 행사에 참여를 한 관람객들이 덧신을 신고서 들어가서 고추안에 숨겨놓은 반지를 찾는 것입니다. 시민들과 관람객들이 고추를 비비면서 분주히 움직였지만, 지켜보는 사람들은 ‘매워서 눈물이 날까봐’걱정하는 태도였습니다.
한편으로 다른 행사장에서는 '전국 고추 요리 대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괴산 지역의 특산물인 고추를 이용한 요리 대회여서 주제를 잘 선정했다는 평가를 주고 싶었고, 조리가 끝난 후 심사관들의 심사가 끝난 음식은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저도 맛있게 먹었지요.
그리고 고추 축제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괴산의 특산물인 고추를 현장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관람객은 신선하고 청결한 고추를 구매해서 즉석에서 가루로 빻을 수 있어서 고객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지 않나 싶습니다.
두 번째 하이라이트 야간 공연 무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관람을 하다가 어느 덧 저녁이 되었습니다. 저녁 시간이 되자, 야간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관람객과 괴산 시민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습니다. 특히 다문화 행사로 한국으로 시집와서 살고 있는 외국인 여성분들의 공연이 있었는데, 나름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당일 마지막 이벤트는 소망을 담은 풍선을 날리며 괴산 지역의 축복을 기원하는 뜻깊은 순간으로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습니다.
공연이 끝나자 자비로 마련한 숙소로 가는 도중에, 야외에서는 자선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자선 공연을 바라보면서 한국인의 끈근한 정을 느끼지 않았나 싶습니다.
숙소에서 하룻밤을 묵은 후에 다음날 천안으로 가려고 했는데, 뜻밖의 이벤트가 준비가 되고 있었습니다.
세 번째 하이라이트 고추 달린 물고기를 잡아라
괴산지역을 흐르고 있는 동진천에서 무언가가 준비되고 있었는데, 괴산 고추축제의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고추달린 물고기’를 잡아라였습니다. 동진천에 그물이 쳐져있었는데 이벤트 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좌우로 우르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이벤트가 시작되자, 아이들과 어른들 할 것 없이 동진천(東津川) 안으로 들어가서 물고기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경품도 걸려 있어서, 눈에 불을 켜고 물고기를 잡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물고기들이 대부분 메기여서 잡으면 미끄러지고 넘어지는 촌극도 벌어져서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도 했습니다.
이틀 동안의 여정이라 많이 피곤했는지 물고기를 잡는 이벤트는 절반만 관람하고 되돌아가야 했습니다.
괴산은 처음 방문하는거라 설렘도 있었지만, 괴산 고추 축제를 살펴보니 다른 지역 축제보다 청결하고, 질서 정연하게 진행이 되어 관람객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괴산 지역의 특산물을 알릴 수 있는 주제가 명확하고 고추를 행사장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배려함으로써 괴산은 고추가 유명하다는 이미지를 부각시켰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