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이 인생의 종착역일까?

요양병원의 마지막 인생
노랑사탕's avatar
Sep 09, 2025
요양병원이 인생의 종착역일까?

흔히들 요양병원은 인생의 종착역이라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필자는 약간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요양병원마다 차이는 있지만, 요양병원에는 여러가지의 질병을 가진 노인들이 입원을 하다보니 시끌벅적하기도 합니다. 어떤분은 거동이 가능하지만 치매가 있거나, 어떤분은 거동조차 없고 의식도 없는분들이 입원을 하기도 합니다.

간병인으로 일할때 입원한 환자들과 대화도 해보고 그들을 케어하면서 느낀점은 노인분들도 대부분 정이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분들도 제각각 사연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치매가 가장 무섭다고 말을 합니다. 치매는 증세가 심해지면,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이상행동을 보이게 되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기도 합니다. 치매환자들을 케어하면서 많이 힘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웠던점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어떤 환자는 집에서 요양을 받아오다가 건강 문제가 심해지자, 요양병원으로 오셨는데 한달도 안되어서 돌아가신분도 있었습니다. 또 다른 환자는 수년동안 입원을 하신분도 계셨습니다.

또한 입원후에 치료가 잘 되지 않아서 안타까워하는 환자도 있었는데, 어떤 환자는 피부암을 오랫동안 치료해왔지만 고령이다보니 요양병원에 입원을 하였지만 오히려 암덩어리가 더 번져서 의사나 병원탓을 하면서 시름시름 앓으셨는데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할지 몰라서 그의 손을 잡아주었지요. 그것이 마지막 순간이었습니다. 그분도 병든 부모를 모시고 싶지 않은 가족들에게 떠밀려서 입원을 한것이라 안타깝게만 여겨졌습니다.

예전만 해도 요양병원이 철밥통이라는 말도 있어서 우후죽순으로 설립이 되다보니 오히려 병상이 지나치게 늘었고, 반대로 의료나 간병 서비스는 제자리 걸음인지라 지금은 오히려 요양병원이 외면을 받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입원한 대부분의 노인들은 수명이 한계점에 다다른 분들이 많아 치료 방법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의사들도 치료할 능력이 부족하다고봐도 무방하지요. 사람 눈으로 보이는 질환은 드레싱이나 약을 바르면 낫는다고는 하지만, 기력이 약해진 노인들의 경우는 기력을 보충해야 회복이 되지만, 실상은 영양제를 놓거나 진통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관리는 하고 있으나 죽음의 문턱에 다다를때까지 병원에서 살아가는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환자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다 보니 오히려 환자의 병증이 깊어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낮은 실내 온도를 들 수 있지요.

노인들을 케어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은 식사 수발이었습니다. 기력이 약해진 노인의 경우는 식사를 해야 기력이 생기는데 병원밥이 입맛에 맞지 않았던지 잘 드시지 않으면 속상해서 밥을 먹어야 된다고 살살 달래어 가면서 수발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환자들이 안먹겠다고 거부하면 어쩔때는 용암이 부글부글 끊는것처럼 머릿속이 타들어가는 심정일 때도 있었습니다.

간병인으로 근무했을시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노인 환자가 돌아가셨을 때입니다. 집중 치료실의 환자는 산소 마스크를 쓰고 조금이라도 살려고 발버둥을 치시는 분도 있었고, 환자들의 고통이 고조되면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은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그리고 환자의 몸에 부착된 측정 장비는 매일 같이 ‘삐삐삐’소리를 내면서 긴장감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환자가 영면에 들어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고요해집니다. 곁에서 지켜보니 죽음이 이렇게 고요하고 평안할 줄은 몰랐습니다. 죽음을 통해서 사람은 육신이라는 껍데기를 벗어던졌으니, 그에 따른 고통도 사라지는 것이겠지요. 장례식장으로 갈 수 있도록 돌아가신 환자의 옷을 벗겨서 새로 갈아입히는데 아직도 차가운 육신의 느낌은 잊혀지지가 않는 것 같습니다.

비록 핵가족화로 인해 죽음을 앞둔 고령의 노인들이 요양원 혹은 요양병원에 입원해 마지막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었지만, 요양병원은 인생의 마지막 종착역이 아닌, 죽음의 문턱을 넘어 다른 세계로의 삶을 준비하는 또 다른 세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Share article

아름다운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