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 아산의 온양온천역 광장을 지나다가, 사자춤을 보게 되었는데, 눈앞에서 직접 보니 또 다른 재미를 느꼈고 그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날 온양 온천역 광장에서는 조선 중기의 장군인 ‘이순신’의 탄신일을 기념하는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온양 온천역에서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옹기종기 모여 있었고,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공연자들의 퍼포먼스나 음악 등을 들으면서 나름 분위기를 만들어 갈때쯤, 어디선가 사자 한 마리가 어슬렁어슬렁 기어 나오는것이었습니다.
물론 진짜 사자는 아니고, 사자 탈 안에 사람이 들어가서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래도 사자라고 생각을 해줘야겠지요?
그런데 사자의 얼굴을 보니 실망스러운 분위기였습니다. 눈동자는 빠질 것 같고, 혓바닥은 쑥 나오고, 얼굴은 바보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오늘날의 외모적 기준으로 평가를 한다면, 고민도 안하고 ‘탈락’일 것입니다.
사자가 “에헴!”하며 다가와도, 사람들은 그저 관심이 없거나, 웃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무대 위에서 풍악이 울리자, 사자는 못생긴 얼굴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서더니, 날쌘 동작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습니다. 아! 이게 사자의 본 모습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자가 날렵하게 춤을 추기 시작하자, 관객들도 덩달아 신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오히려 춤을 출 때 사자의 못생긴 우스꽝스러운 모습에서 뭔가 신비한 기품이 흘러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풍악의 연주가 절정에 이르자 사자의 춤도 덩실덩실 날개를 단듯이 추었고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우리 한국의 정통미라는 것을 알 것 같았습니다. 얼굴은 못생기고 투박하게 생겼지만, 그 속에서 나오는 힘과 소박함, 그리고 흐름에 순응하는 단아(端雅)함과 담백(淡泊)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록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사자는 춤을 마무리하고 퇴장하려 할 때, 관객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